온통 그리움 투성이다
너무 크고 진해서
발 디딜 곳 없는 우리 고향이여라
행여 상채기라도 날까
꿈결에서도 새까맣게 애태우는
너, 나, 우리의 조상님 애기더라
도둑놈이 역사를 훔치던 그 날부터
우린 덩치로만 살 것을 강요당했다
하여도,
결코 지울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는
우리 터,
아메리카의 약 40배되는 섬
아, 이제
그 섬을 처절한 황혼이라 불러라
처절한 만큼 붉게 타오르게...
2001, 10, 27.
당신은 쪽발이놈들이 독도와 당신의 집, 둘 중에서 하나를 내 놓으라면 무엇을 주시겠습니까? 저는 저의 집을 주겠습니다. 하지만 그 놈들은 독도를 거점으로 저의 집을 도둑질하러 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그 땐 36년이 아니라 영원이라는 세월을 그놈들에게 저당잡혀야 할 지 모릅니다. 뺏기지 않을 방법을 알고 있습니까?
우리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교실 풍경
요놈들 수능 시험이 얼마 안 남았다
정확히는 모르겠고
여하튼 얼마 안 남았다,
내 쉬게 될 날이
“풀어지면 안돼”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야”
“남은 기간 동안 나도 같이 공부한다, 1.교.시.만.”
한 놈, 한 놈 눈짓해 보고 - 후, 70분이지 -
중간 쯤에 또아리를 틀어본다
‘에고, 자리가 왜 이리 좁아’
‘새벽부터 밤까지 이 섬에서 지낸거야’
‘나는 늘 저기 서 있어서 몰랐구나’
‘집에서도 편히 못 앉고 못 누웠을텐데.’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63 페이지 째
상준이, 효은이, 동명이, 새로온 현탁이... 아니 반장도..
엎드려 있다, ‘생각이 깊은 놈들인데’
‘내도 이렇게 참고 있는데’
‘혹시 내 하품하는 마음을 본 거 아냐?’
천상병님 아이같은 얼굴로 벌개진다
이 곳 소풍도 얼마 남지 않았어
정확히 11일 남았어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해야지, 이 사람들아’
“가서 어깨나 좀 두드려 주어야 겠다”
2001, 10, 26.
커피를 마시며...
서른 네 살 배기 둘 술자리
친구에게 보내는 말
“너 커서 뭐 할 거니?”
광수생각이 내 생각
마냥 떠날 준비를 하면서도
내 안에서조차 떠나지 못하던,
나
감옥 창살 너머 까마귀와 젊은 죄수
가야 할 길을 보지 않았지."
고개를 드니
8층 유리 액자 속
도시 색깔이 너무 곱다.
2001, 11, 2.
회 상
나 대학 다닐 적
고속터미널에서
당신 평생의 지갑 속
에서 몇 달을 숨죽이다
"니 꼭 필요할 때..."
목멘 음성 올올이 타고
30여년 노동의 굵은 손마디
불덴듯 넘어오던,
꼬깃꼬깃 8겹으로 접힌 만원 짜리 2장.
'탁주 대신 물 한잔,
끼니는 두 끼면, 허허..'
내가 소주 마시고
내가 밥 사 먹었네.
목도 메이지 않고
노래도 불렀지, 아마.
아들놈이 넷이라며
보기만 해도 '하하' 하시던
당신, 마지막 고개를 넘던 날,
입술, 혀가 꼬이고
심장이 '꽉꽉' 막히던 날.
후레자식 큰 놈은
만원 짜리 2장에 '히히' 거리며
평생 제 목을 조우고 있었네
당신 깊숙한 옷 안감에서
당부의 글 몇 귀절 쪽지와
소풍가실 여비 넣어 둔 통장,
뜨겁게 삶을 건네주고 계셨네
'허허' 웃음이
'하하' 웃음이
평생 당신의 가슴속
꼬깃꼬깃 만원 짜리 2장
절절한 눈물이었음을
거룩한 행복이었음을
그리하여 영원한 나의 당신임을...
2001, 11,17.
울진 가는 길
영덕을 지나
바람 따라 울진 가는 길.
산마다 너울너울 춤을 추고
바다는 화알짝 웃음 토하네.
매끈한 오징어 말리는 내음,
장닭은 소리소리 객을 청하고
기다리는 이 없어도
마냥 좋아라.
갈매기 벗삼아
울진 가는 길.
200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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