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하지만 어제밤에도 나는 술을 마셨고, 다시 담배를 피웠다.
다시 피우면 안 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마음도 몸도 쓰리다.
김밥 싸느라, 분주한 아내, 나의 태양 두 놈은 벌써부터 뜨겁다.
매일 제 놈들 날이면서 오늘 유달리 어린이날이라...
불러 다리 좀 주무르라 시켰다. 목만 낭비했다. 은근히 성이 났다.
이 놈들이 벌써부터 하늘같은 애비말을 거역해..
아직 술기운이 남은 탓인지, 오기로 더욱 목청을 높여 요구했다, 강요했다.
어슬렁 어슬렁 걸어 들어온다. 천하장사, 정희석! 거꾸로맨, 정지훈!
큰 놈의 손아귀 힘이 제법이다. 얼마전 교내 3학년 전체에서 씨름을 1등을 했단다.
상상도 못한 일인데, 인터넷을 찾아보는 등 나름대로 노력해서 이룬 결과였다.
그래도 씨름 1등이라니... 어쨌든 1등이라니 기분은 좋았다.^^
그 후부터 농삼아 나는 천하장사라고 부른다.^^
슬슬 일어나 씼었다. 진성에 있는 경남 과학교욱관으로 갔다.
여러가지 실험이랑 아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을 애엄마가 들은 모양이다.
그래! 제발 그 옆에 있는 과학고등학교에 좀 들어가 주면 아빠는 진주시민앞에서 춤이라도 추겠다.^^
보여주면 나쁠 것도 없겠다 싶어 서둘렀다. 오전에는 함께 행사에 참여했지만 이내 피곤하여
나는 자리지킴이를 자청했다. 잠이나 자 두어야겠다. 오후에는 보충수업을 해야 할 테니까.
점심 먹고 있으니 예림이랑 세째 내외가 왔다. 현우는 집에 머무르는 모양이다.
늘 가슴 한 구석에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듯한 이 놈! 운명이다.
2년 반동안,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 지라도 나는 너의 훗날 미래를 위해 우선은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어린이날 선물이다.^^ 오늘만큼 힘차고 명랑하고 현명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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