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기축년 새 해

ENARO 2009. 1. 2. 19:06

기축년 새 해에는 소처럼 묵묵히 열심히 일 할 거란다.

일 할 밭은 다 정해졌고 아침부터 밤까지 몸이 견뎌날 지...

우선 건강부터 챙겨야 하는데, 새 해 첫 날 새벽부터 응급실행이었다.

덜컥 겁부터 났다. 어쩌지? 급체였던 모양이다.

여느 해처럼 이제 굴레아닌 굴레가 되어 버린 

새 해 첫 날 떠오르는 해를 보는 습관을 내일도 이어 나가기 위해

세째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밤 늦게 수업을 마치고 가족들을 태우고 세째집으로 향하던 중

허기를 달래고자 빵을 샀다.

세째네 식구들은 온통 감기로 고생하고 있었다.

나도 한 일주일을 감기로 고생해 왔지만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왼 쪽 눈언저리 윗부분을 뭉직하게 내리 누르는 이 기분 나쁜 바이러스의 꿈틀거림.

하지만 무시한 체 빵을 먹었다. 그리고 도란도란 내 년의 희망에 대해 얘기꽃을 피웠다.

시계는 어느 듯 기축년의 문턱을 넘어 1시 20분경, 피곤에 겨워 얼핏 잠이 들었다.

하지만 곧 일어나야 했다.

그 와중에 세째가 당구장 일을 마치고 돌아와, 찜질을 하고난 후 코를 골며 잠이 들었지만,

나는 그 때부터 아주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아까 말한 그 부위가 아파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제껏 전혀 아프지 않았었던 생소한 부분의 통증에 겁이 났다.

그리고 급체가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성연이를 몰래 깨웠다. 두드리고 밟고 약을 먹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통증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시간을 5시를 넘어서고 있었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위액은 목을 타고 올랐다.빌어먹을.정월 초하루 새벽부터 응급실로 향해야 했다.

진통제 주사 맞고 가슴, 배 사진 찍고 약을 처방받았다.

이래서 사람들은 병원에 가고, 이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는 건가?

진통제 주사를 맞고난 후 한 30분 정도 있으니 통증이 가라 앉고 마냥 졸렸다.

해돋이를 보러 가야 하는데... 어머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터인데...

하지만 눈을 좀 붙여야 했다. 결국 해돋이의 습관을 오늘만은 중단해야 했다.

대신 아침 겸 점심으로 추석 때 갔었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어머님을 모시고 정월 초하루 나들이를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나름!

올 해의 안 좋은 일은 오늘 새벽의 응급실행으로 모두 마무리 짓고

희망찬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마음속의 해에게 빌어 본다.   

소처럼 묵묵히 달려가다 보면 하늘도 나의 품에 안기겠지.

하늘에서 늘 나의 잘,잘못을 헤아려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는 아버님!

나의 모든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어머님

정월 초하루 새벽부터 고생하면서도 늘 나를 따뜻하게 지켜주는 안의 해님

사랑이 넘치고 넘쳐 늘 기대를 넘어서는 동생들

아름다운 마음씨가 온 몸에 배어 나오는 제수씨들

이제 세상을 걷어 찰 준비를 하고 있는 현우,

마냥 튼튼하고 현명하게 자라나고 있는 아들 둘 그리고 질녀들

그리고 나의 행복을 바라고 있는 나 주변의 고마운 지인들

그들의 행복을 위해 기축년, 다시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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