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ETIN BOARD

명사와 관사, 대명사의 원리 이해 특강(3)

ENARO 2008. 5. 21. 03:06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3)-by the bus는 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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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3.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세 번째 이야기




< 교통 수단이나 계량의 단위로 쓰이는 명사에 관사를 쓸까?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 볼께요? "버스를 타고서"라는 말을 영어로는 어떻게 하죠? "이젠 또 어떤 질문이 나올까?"하는 생각에 대답하기가 좀 불안한가요? 편하게 생각하세요. 제가 귀찮게 자꾸 질문을 하는 의도는 문법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우리가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무심히 넘겼던 것들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것이지, 문법을 모른다고 또는 잘못 알고 있다고 탓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야 문법책에 나온 대로 충실하게 모범생처럼 공부한 죄 밖에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I'll go there by bus.

나는 그 곳에 버스를 타고 갈 것이다.




흔히 '교통 수단을 나타내는 명사에는 관사를 붙이지 않는다'라고 배웁니다. 그래서 이 문장에서 bus 앞에는 관사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택시를 타고서"라고 할 때는 by taxi라고 합니다. 제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 "왜 관사를 쓰지 않는가?"라는 것과 "왜 하필이면 by라는 전치사를 쓰는가?"라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서 bus는 '내가 그 장소로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수단이란 물론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대상이잖아요? 그렇다면 이때의 버스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실체적인 버스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사용되는, 말 그대로 개념상의 버스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이런 표현에서 bus라는 명사에 관사가 없는 이유를 짐작 할 수 있겠습니까? 추상명사에는 관사를 붙이지 않는다니까요.

그런데 전치사에 대해서 우리는 일단은 "어려울 것이다, 또는 관용적인 표현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아주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관사와 마찬가지로 전치사라는 것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엄연한 단어이고, 그 문장의 내용에 맞는 단어를 선택한 것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서, "집 안에"라는 말을 영어로 옮긴다면 누구나 in the house라고 간단하게 대답할 것입니다. 그럼 "왜 in을 썼느냐?"라고 질문을 하면요? 그것도 역시 간단하게 "in이 '~안에'라는 의미이니까"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분은 집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house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안에"라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in이라는 '단어'를 고른 것이죠? 그럼 집이 아니라 방이라고 하면, house가 아니라 room이라는 명사를 쓰겠죠? 마찬가지로 "~밖에"라는 의미라면, in이 아니라 out of라는 전치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in이라는 전치사로는 그런 의미를 나타내지 못하니까요. 전치사 다음에는 항상 명사가 온다는 말은 전치사도 관사와 마찬가지로 그 문장과 명사의 의미에 맞게 어휘의 옷장에서 선택하?

? 대상이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 by라는 전치사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문장에서 bus에 관사가 없는 이유는 추상적인 수단 또는 방법의 의미로 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앞에 오는 전치사도 그런 의미의 단어가 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요? 방법이나 수단을 나타내는 전치사가 바로 by거든요. 그래서 이 표현은 그 명사가 문장에서 사용되는 의미와 적절하게 관사와 전치사를 결합시킨 결과물인 셈입니다.

물론 bus라는 명사가 이렇게 수단의 의미로 쓰이지 않고, 실체적인 의미로 쓰인다면 당연히 그 의미에 맞게 관사도 붙여야 하고, 전치사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타다/버스를 놓치다'라고 했을 때는 take a [the] bus/miss a [the] bus라고 하는 것입니다.




I met the girl on a bus.

나는 그 여자를 버스에서 만났다.

The lady is waiting for the bus back to the city.

그 숙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bus같은 명사 앞에 전치사 by가 오면 관사를 쓰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외우는 사람들이 낭패를 보는 다른 예문을 볼까요.




An old man missed being run over by the bus.

할아버지가 버스에 치일 뻔 하셨다.

The man in black is reading a newspaper by the bus.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버스 옆에서 신문을 읽고 있다.

이 예문들에서는 모두 bus 앞에 by라는 전치사가 있는 데 관사가 붙었습니다. 이상한가요? 이것도 역시 전혀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어요. 우선 by라는 전치사의 의미부터 구별해 볼까요.

첫 예문에서는 being missed라는 수동문의 형식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be 동사 + 과거분사'로 표시되는 수동태에서 다음에 흔히 나오는 전치사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by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의 by를 '수동문의 by'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by라는 전치사를 수동문에 활용하라는 규정은 문법책 어느 구석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보세요, 이 문장에서 run over(사람을 치다)라는 행위를 하는 주체는 bus라는 명사입니다. 그렇다면 그 명사 앞에는 이렇게 '어떤 동작의 행위자'를 나타내는 전치사가 와야 할 테고, 그런 의미를 담아내는 전치사가 바로 by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예문에 쓰인 by는 "~의 옆에"라는 위치의 의미로 쓰인 경우이고요.

이 두 개의 예문에서 by라는 전치사가 있는데도 bus에 관사가 붙은 것은 전치사의 의미가 '방법/수단' 이라는 뜻이 아닌 것도 있지만, bus라는 명사가 그러한 추상적인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라는 표시입니다. 금방 이해하겠지만, 이 예문에 나오는 bus는 모두 실체적인 대상이라는 의미로 쓰였으므로 관사가 있는 것입니다.

by와 연결해서 한 가지 경우를 더 볼께요. '기준이나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가 by와 함께 쓰일 때는 정관사를 써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것도 역시 그 전치사와 명사의 의미에 맞게 관사를 결정한 것이지, 관용적인 표현은 아닙니다.




Never judge a person by his or her appearances.

겉 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A man is known by the company he keeps.

어울리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첫 예문은 사람의 외모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말인데요. 이렇게 '판단의 근거나 기준'이라는 의미를 담아내는 전치사가 바로 by입니다. 때로 이 예문에서는 전치사를 by가 아니라 from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기준'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관점'을 나타내는 의미를 부각시켜서 쓴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From the author's viewpoint, the scenario adapted from his novel was a non-sense.

저자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 소설을 각색한 그 시나리오는 엉망이었다.




그럼 이런 식으로 "시간당 4,000원"이라는 말을 영어로 옮겨 봅시다. hour라는 말은 셀 수 있는 명사이기 때문에 관사를 써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관사를 쓸까요? 여러분이 만일 3시간을 일했다고 하면, 시간당 4,000원이라고 했으니까 3을 곱해서 12,000원의 임금을 받겠죠. '시간당'이라고 할 때는 1시간이나 2시간별로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 단위를 1시간으로 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이런 경우에 시간이란 '절대 시간'이라는 개념이지, '한 시간, 두 시간'하는 식으로 수의 의미가 들어가는 상황이 아닙니다. 따라서 아까 악기의 이름을 나타내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부정관사가 아니라 수의 의미가 없는 정관사를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hour는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이라는 의미이니까, 그런 뜻을 나타내는 전치사인 by를 연결한 것이고요.




A journeyman is the one who is employed by the day.

일용 노동자란 일당을 받고 고용되는 사람이다.

My cousin is paid by the week.

내 사촌은 주급을 받고 있다.

We sell wheat by the pound.

저희는 밀을 파운드로 팔고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관사에 대한 일반적인 용법입니다. 나름대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다고 했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제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도 있고, 불만스러운 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쪽이던 그동안 메일을 통해 좋은 의견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이 부족한 점도 있고, 지나치게 단순화시켜서 말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혹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말이란 것이 워낙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존재이고, 우리는 외국인이라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범한 실수라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의 의견 교환을 통해서, 좀 더 정확하고 쉬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내일은 일반적으로 어떤 관사를 쓴다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관사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리 말하자면, 서수사나 최상급 형용사에 정관사가 아니라, 부정관사를 쓰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골치 아픈 것 같지만 이런 경우도 나름대로는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그건 지금 말 못하죠!!! 내일 할 거니까요...







그럼 이만...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4)-서수사에 왠 부정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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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4.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네 번째 이야기




< 서수사나 최상급에 부정관사를 붙일 수도 있나요? >

이제는 관사를 다른 각도에서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와 다르게 사용된 경우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서수사나 최상급이 오면 정관사를 쓴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서수사 앞에 반드시 정관사가 오는 것은 아니고, 부정관사가 붙는 경우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옷 가게에서 어떤 손님이 "Show me the third"라고 하면 "세 번째 있는 옷을 보여주세요"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손님이 "Show me a third"라고 했다면 무슨 뜻일까요?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시험문제에서 많이 접해보지 않은 문장일 뿐, 아주 자연스러운 표현입니다. 처음 예문에서 정관사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도 이제는 "그야 서수사가 붙어서 특정한 옷을 나타내니까 정관사를 썼다"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그 이유와 마찬가지로 부정관사를 썼다는 것은 바로 그 대상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즉 특정하다는 의미가 약해졌기 때문에 정관사가 아니라, 부정관사를 붙였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a third는 "세 번째로 한 번 더"라는 '추가'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on a second try the adventurer did reach the South Pole.

다시 한 번 시도해서 그 탐험가는 남극에 도달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최상급을 나타내는 most에도 정관사가 아니라 부정관사가 결합되는 경우가 있답니다.




The novel he lately published is the most exciting thriller.

그가 최근에 출판한 소설은 가장 흥미진진한 스릴러물이다.

The novel he lately published is a most exciting thriller.

그가 최근에 출판한 소설은 매우 흥미진진한 스릴러물이다.




첫 문장처럼 most 앞에 정관사가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최상급 표현입니다. 그런데 다음 문장에는 부정관사가 있습니다. 최상급의 의미라면 당연히 정관사를 썼을 텐데, 부정관사를 붙였다는 것은 최상급의 의미가 아니라는 표시인 셈이죠. 즉 이 경우도 역시 최상급의 의미가 약해졌기 때문에 부정관사를 쓴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정관사를 붙이면 "가장 ~한"이라는 특정한 대상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부정관사를 붙인 경우는 "매우 ~한"이라는 강조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말입니다. "매우 흥미진진한 스릴러물"은 여러 개이고, 그의 소설은 그런 부류에 해당하는 소설 중에서 하나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부정관사를 쓴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언뜻 보면 기왕에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나오는 명사의 의미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 의미를 표시하는 장치인 관사도 자연스럽게 변한 것입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관사란 명사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것을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밝혀주는 장치인 것입니다. 관사란 명사의 의미에 따라 붙인다는 것, 그리고 어떤 관사가 있는 가에 따라 그 명사의 의미를 다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사고의 중심에 놓고, 접근하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게 관사가 붙는 표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 추상명사나 물질명사에 관사가 붙는 경우 >

아까는 분명히 물질명사와 추상명사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에도 관사가 붙는 경우를 수도 없이 접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관사를 어렵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인 것 같은 데요. 그런데 사실 이런 경우는 어떤 명사의 의미에 대해서 고정시켜 생각하는 우리의 방식 때문에 빚어진 오해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즉 paper나 language같은 단어에서 이미 살펴봤듯이 많은 명사들이 셀 수 있는 의미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규정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얼마든지 의미를 바꿔서 표현할 수 있고요. 그리고 그런 경우에 의사전달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 표현을 하는 사람은 관사라는 표시어구로 방어막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라고 제목을 달기는 했지만, 사실은 원칙에 어긋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관사의 원칙을 아주 충실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t's a pleasure to be with you during the vacation.

휴가 때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제가 관사뿐만 아니라, 명사까지 굵은 글씨로 했는데요, 그 명사의 의미를 떠나서는 관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그런 것입니다. pleasure라는 명사는 "즐거움, 기쁨, 쾌락"이라는 의미로 흔히 추상명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상명사라면 당연히 관사가 없어야 하는데, 버젓이 부정관사가 붙어있잖아요. 그렇다면 더 이상 이 단어는 추상명사의 의미가 아닌 것입니다. 즉 pleasure라는 명사가 셀 수 있는 명사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에는 "즐거움을 주는 일"이라는 구체성을 띠는 보통명사로 활용된 것이고, 그런 변화를 부정관사를 붙여서 정확하게 나타낸 것입니다.

그럼 추상명사로 흔히 알고 있는 다음의 명사들에 부정관사가 붙으면 어떤 의미가 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기 바랍니다. 대개는 이런 경우를 개별 단어의 용법인 것처럼 축소해서, 외우라는 식으로 말하던데, 이것도 역시 암기하려고는 꿈도 꾸지 마세요. 몇 가지의 사례들을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 이렇게 의미가 바뀌는 구나"라고 이해하면서, 감각을 익히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겠죠?

하나만 더 예를 들자면, promise는 셀 수 있는 명사일까요? "글쎄, '약속'을 셀 수 있나?"라고 생각하면 이미 늦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명사의 수를 생각할 때 지금처럼 우리말로 해석하고 나서 고민하면, 우선 우리식의 관점을 적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흔히 "영어를 잘하려면, 꿈도 영어로 꿔라"고 그러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자나깨나 영어를 생각한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경쇠약에 걸리기 딱 좋을 뿐이죠. 하루에 한 시간만 공부해도 좋으니까, 영어식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약속"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잖아요? 즉 개별성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런 경우에 셀 수 있는 명사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make a promise(약속하다)라고 하는 겁니다. 부정관사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세요. 이건 숙어가 아니거든요. 반면에 promise가 "장래성, 가능성"이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개체성이 없으니까, 당연히 셀 수 없는 명사가 되는 것이고요. 내 입장만 주장해서는 친구를 사귈 수도, 이해할 수도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영어식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영어를 공부할 때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입장입니다. "어, 이상하다! 우리는 이렇게 쓰는데, 쟤들은 왜 저렇게 쓸까?"라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대상이 영어건 무엇이건 간에 올바르게 이해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말이 바로 역지사지(易之思之)랍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2000년을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이 이렇게 황폐해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murder (살인)/a murder (살인 사건)

invention (발명)/an invention (발명품)

kindness (친절함)/a kindness (친절한 행동)

decoration (장식)/a decoration (장식물)

recommendation (추천)/a recommendation (추천장)

youth (젊음)/a youth (젊은 사람)

invitation (초대, 초청, 권유) / an invitation (초대장, 초대)

Someone threw a stone at her.

어떤 사람이 그 여자에게 돌멩이를 던졌다.

The house is built of stone.

그 집은 돌로 [석조로] 지어졌다.




이에 비하면 물질명사나 추상명사에 정관사가 붙는 경우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정관사가 있다는 것은 그 명사가 특정한 대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니까요.




Love at First Sight: Does the Love Last?

첫 눈에 반하는 사랑. 그런 사랑이 오래 갈 수 있을까?




오른쪽 문장에서 love라는 추상명사에 정관사가 있는 것은 '일반적인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랑'을 의미한다는 표시이겠죠? 바로 앞에 제시된 love at first sight을 지시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표시하는 장치가 바로 정관사이고요. 1장에서 cattle이라는 명사에는 관사를 붙이지 않는다고 배웠는데요. 그럼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농부가 아들에게 "가축은 다 들여놨느냐?"라고 물어보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쓸까요? 이런 경우에 가축이란 당연히 자기 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의미할 테고, 그렇다면 "Are all the cattle in?"이라고 정관사를 붙여서 표현하는 것입니다.




The dinner we had last Friday was very good.

지난 금요일에 우리가 먹었던 저녁은 좋았다.

Did you like the coffee we had after our meal last night?

어제 밤 우리가 식사를 하고 나서 마셨던 커피 좋았어요?

You'll find the information you need at the bottom of the previous page.

당신이 원하시는 정보는 이전 쪽 아래 부분에 있습니다.




이제 조금 이해가 되나요? 그럼 내일은 여러분들이 골치를 앓고 있는 부분, 그러니까 고유명사에 정관사를 붙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5)-고유명사와 정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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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5.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 고유명사에 정관사를 붙일까, 말까? >




관사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로 고유명사에 정관사를 붙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관사를 공부할 때, 대체로 어떤 고유명사에 정관사가 붙는가라는 이 부분을 먼저 배우는데요. 이 표현들은 경우가 다양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관사를 시작하자마자 이걸 외우느라고 힘을 다 빼버리니, "관사는 정말 어렵다"는 선입견만 확인하게 되거든요. 제가 이 부분을 제일 뒤에 배치한 것은 그다지 중요한 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틀리게 써도 좋다는 말이 아니라, 관사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또 설사 틀리게 쓰더라도 의미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연습 때는 잘 하다가, 정작 본 시합에 가서는 죽을 쑤는 운동선수처럼 제일 가볍게 봐야 할 사항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일은 하지 말자는 의도에서 이렇게 맨 마지?렛? 배치했다는 점을 알아주면 고맙겠습니다.

고유명사란 말 그대로, 유일한, 고유한 대상을 지칭하는 단어이므로 관사가 붙는 경우에는 정관사가 붙습니다. 물론 고유명사에 부정관사가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고유하다는 의미가 그만큼 퇴색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Clintons라고 하면 Clinton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 즉 "클린턴 일가" 또는 "클린턴 부부"라는 의미입니다. 또 'He is an Edison.'이라고 하면, '(역사상의) 에디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인물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라면 당연히 관사가 없거든요. 그런데 관사가 있죠? 그래서 에디슨의 성질을 가진 어떤 사람, 즉 "에디슨처럼 뛰어난 발명가(a person like Edison)"이라는 다소 다른 의미로 쓰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고유명사에 관사가 붙는 경우와 붙지 않는 경우를 아무리 외워도, 막상 실제 상황이 닥치면 늘 갈등을 겪잖아요? 자, 이런 용법은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익히세요. 그러니까 영어로 된 문장들을 읽으면서 고유명사가 나오면, 늘 확인하는 겁니다. "아, 이런 경우에는 정관사가 있구나"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이런 경우를 일일이 다 외워서 쓸까요? 그건 물론 아니겠죠? 그저 어릴 때부터 자주 봤기 때문에 익숙한 것 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원어민이 아닌 우리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몇 가지 요령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복수형으로 끝나는 고유명사에는 거의 대부분 정관사가 붙는다'라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필리핀처럼 복수형으로 끝나는 나라 이름이나, '산맥(Mountains)'이나 '군도(Islands)'처럼 여러 개의 개체로 이루어진 고유명사들에는 망설이지 말고 정관사를 붙이세요.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산(Mount)'이나 '섬(Island)'과 같은 단수 고유명사에는 관사를 쓰지 않습니다. 또 '해협(Strait)'이란 두 개의 육지가 있어야 성립할 수 있는 것이기에 늘 정관사를 붙여줍니다. 간혹 해협은 단수형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정관사는 꼭 붙이세요. 예를 더 보면, the United States, the Stars and Stripes, the United Nations, the Philippines, the Netherlands, the Galapagos Islands, the Rocky Mountains(=the Rockies), the Golden Gate, the Strait(s) of Dover, the Gibraltar, the Bering Strait... 등이 있어요.




Britain declared war after Argentina seized the Falkland Islands in 1982.

영국은 1982년에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군도를 점령하자 전쟁을 선포했다.

The Bering Strait is a narrow channel between Asia and North America connecting the Bering Sea with the Arctic Ocean.

베링해협은 아시아와 북미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베링해와 북극해를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단순하게 외우지 말고, 유추를 통해 익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River)' 이름에는 정관사를 씁니다. 그런데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가죠. 그래서 바다를 나타내는 고유명사에도 정관사를 쓴답니다. 참고로 바다에는 Ocean과 Sea가 있는데, 전자는 큰 바다를, 후자는 작은 바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런 경우의 지명을 들어볼까요. the Atlantic (Ocean), the Red Sea, the Amazon, the Yellow Sea...

이와는 반대로 '역(Station)'의 이름 앞에는 관사를 쓰지 않습니다. 그럼 바다에서 육지의 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을 '항구'라고 하죠? 항구에도 역시 관사를 붙이지 않습니다. 그럼 하늘로 무대를 옮기면요? 마찬가지로 비행기들의 항구 역할을 하는 '공항(Airport)'라는 고유명사에도 관사를 쓰지 않는 답니다. 이런 방법이 다소 황당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아주 그런 것만도 아니랍니다. 공항(airport)이라는 단어는 '하늘의(air) 항구(port)'라는 말로 '항구(seaport)'라는 말을 본떠서 만든 단어입니다. '정기여객기(airliner)'도 역시 '정기 여객선(liner)'에서 나온 말이고요. 즉 공항을 나타내는 고유명사에 정관사를 붙이느냐 하는 판단은 항구를 나타내는 고유명사에 관사를 쓰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서울역 앞에는 넓은 '광장(Square, Circus)'이 있죠? 광장이라는 말에도 역시 정관사는 쓰지 않습니다. 또 광장이란 시민들이 모이는 공간이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공원(Park)'이라고 하죠! 그리고 공원에는 '호수(Lake)'나 '다리(Bridge)'가 있고요. 지금 연결한 이런 고유 명사에는 모두 관사를 쓰지 않는답니다. Mount Everest, Lake Superior, Fifth Avenue, Piccadilly Circus, Broadway, Times Square, Waterloo Bridge, Hyde Park, Kennedy Airport, Victoria Station...




London Bridge over the Thames is very famous.

템즈강에 있는 런던교는 아주 유명하다.

In winter, he prefers skiing in the Rocky Mountains to swimming in the Gulf of Mexico.

겨울이면 그는 멕시코만에서 수영하는 것보다 록키 산맥에서 스키 타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한 데에는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제 나름의 경험을 통해 유추한 것입니다. 엉터리라고 욕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짐작하면서도 굳이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언어라는 것이 항상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고, 그런 경우에는 좀 더 쉽게 표현을 익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방법을 하나 더 말하자면, 주위에 널려있는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빔 벤더스(Wim Wenders)라는 독일 감독이 만든 Paris, Texas라는 영화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영화 중에도 그런 대목이 있지만, 제목의 Paris는 프랑스의 도시가 아니라, 미국의 텍사스주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쉽게 익힐 수 있는 이 영화 제목으로 도시나 주의 이름과 같은 행정구역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다는 것을 알 ?? 있습니다.

영어를 굳이 어렵게 보지 마세요. 그런다고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자주 생각하고, 그래서 익숙하게 하는 것이 언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는 것도 때로는 유용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동격 표현을 익혀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까 섬 이름 앞에는 관사를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서는 쓸 수도 있어요. 무작정 외우다가는 혼동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제가 제일 가고 싶은 곳, '제주도'를 예로 들께요. 근데 제주도를 '제주라는 섬'이라고 말해도 괜찮겠죠? 영어에서도 이렇게 두 가지로 표현하는 것이 역시 가능하답니다. 바로 앞 장에서 배운 동격의 전치사 of를 활용해서 말이죠. 참, 이런 경우에 of 앞에 있는 명사는 그 뒤에 나오는 고유명사와 동일한 의미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관사를 붙여야 한다는 점은 놓치지 말고요. 이런 식으로 하면 정관사를 붙이지 않는다고 알고 있던 고유명사에도 정관사를 붙여서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Cheju Island/the island of Cheju Mars/the planet of Mars

Seoul/the city of Seoul Texas/the state of Texas




약간 다르지만 학교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도 역시 두 가지로 표현합니다. 학교 이름이 곧장 오는 경우에는 관사가 없지만, 전치사 of를 쓰는 경우에는 정관사를 붙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세요.

Harvard University, founded in 1636, is the oldest and probably most famous American university.

1636년에 설립된 하바드 대학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마도 가장 유명한 대학교 이다.

The University of London is the oldest university in England after the universities of Oxford and Cambridge.

런던 대학교는 영국에서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다음으로 오래된 대학이다.




자, 관사에 대한 이야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한정사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 잡아볼게요.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6)-한정사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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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6.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 한정사는 두 개를 나열하지 않는답니다 >



한정사를 어떤 책에서는 '결정사'라고도 하는 데요. 굳이 새로운 용어를 알아둘 필요는 없습니다. 한정사란 명사의 앞에 오는 여러 가지 기능어들을 총칭하는 용어라는 점만 파악하고 있으면 돼요. 한정사의 종류로는 이미 잘 알고 있는 관사, 소유형용사(my, his, her...), 지시형용사(this, that...), 부정형용사(some, any, either, no, each, every...), 수량형용사(many, much, more, few, most, several, little...), 관계형용사(what, which, whatever, whichever...), 이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한정사는 두 개를 나열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한정사의 규칙들 가운데 아주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이니까, 꼭 기억해 두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죠?

* He is some my friend.

* There are some many books on the shelves in the library.




이런 규칙이 나오게 된 배경은 간단합니다. 한정사에 해당하는 어구를 동시에 쓰면 의미상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인데요. 보세요, 첫 예문에서 some(어떤)이라는 단어는 그 다음에 오는 명사가 '특정하지 않다'는 의미를 담아내고, 그렇기에 부정관사와 마찬가지로 부정형용사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my라는 소유형용사는 어떤 명사가 '내 것'이라는 특정한 의미를 나타내잖아요? 그렇다면 동일한 명사에 대해서 이렇게 서로 상반된 속성을 나타내는 두 개의 단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요? 어떤 명사에 부정관사와 정관사를 동시에 쓰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죠.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도 books라는 하나의 명사에 "몇 개의"라는 의미인 some과 "많은"이라는 뜻의 many를 함께 써도 역시 의미상 충돌이 발생하고 맙니다. 그래서 '한정사는 두 개를 동시에 나열하지 말라'는 규칙이 생긴 것입니다. 의미상 연결되지 않는 표현을 동시에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말이 되지 않으니까 쓰지 말라는 것이지, 무슨 엄청나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 some은 도대체 무슨 뜻이죠? >

그래요, 이 some이 어떤 의미의 단어인지 '공연히'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전이나 문법책에 보면, some은 셀 수 있는 명사의 단수형과 복수형, 그리고 셀 수 없는 명사에 모두 쓸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마치 의미도 각각 다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의미는 각기 다를지 모르지만, 그 단어의 기본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어떤 단어나 어구에 여러 가지 의미가, 때로는 전혀 엉뚱해 보이는 의미들이 있는 경우도, 사실 따지고 보면 그 단어의 기본적인 개념에서 출발해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고, 그래서 의미의 영역을 확장시킨 경우가 많거든요.

긴 말 하지 말고 간단하게 예를 들어볼께요. 'the statue wanting its head'를 해석하면 무슨 뜻인가요? "머리를 원하는 동상?" 이것 참, 황당한 의미가 나오죠. 그럼 'I want a car'라는 문장을 해석하면요, 이건 쉽죠? "나는 자동차를 원한다"라고 해석했죠? 이렇게 말하니까 "또 틀린 대답을 했나 보다" 싶어서 긴장하지는 마세요. 맞는 해석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작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문법 사항들을 단순하게 외우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만 더 들어가서, 다른 식으로 생각하고 이해하자는 것이거든요. 그럼 그 문장을 이렇게 생각해 볼까요? 그 문장의 I는 자동차를 갖고 있을까요? 아마도 차가 없을 겁니다. 만일 차가 있다면 원할 이유가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want라는 단어는 "~을 원하다"라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의미 외에도, "~이 없다, 부족하다"라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 예문의 정확한 해석은 "머리가 없는 동상"입니다.

이제 생각해 보세요. want라는 단어에 들어있는 이 "부족하다"라는 의미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일까요? 어떤 단어에 담겨 있는 의미들이란 어차피 다 사람의 머리 속에서, 사람이 생각해서 만들어 낸 것이잖아요? 그러니 결과로 제시되어 있는 의미들을 그저 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의미들이 발생하는 경로를 포착하자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언어를 공부하는 본질적인 접근법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63빌딩을 그림으로 그린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 건물은 하나이지만, 어느 각도에서 봤느냐에 따라 그림으로 그려진 모양은 다를 것입니다. 어구의 의미도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각도에서 생각하느냐에 따라 약간 달라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양이나 길이는 서로 달라도 모두 한 손에서 나왔듯이, 그 의미도 본질적인 개념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단어나 어구의 의미를 암기할 때도 이런 식으로 유추해서 생각하면 다양한 의미를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t the expense [price, cost] of라는 표현도 일차적으로는 "~의 비용으로"라는 기본적인 의미에서 출발하세요. 그리고 만일 2백만원을 주고 컴퓨터를 장만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2백만원을 지불한 대가로 컴퓨터를 손에 넣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그 돈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그래서 이 표현에는 "~의 대가로 ---> ~의 희생으로, ~을 희생하여"라는 의미까지 파생되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order라는 명사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그것을 서로 연결해봅시다. order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천사들의 계급"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의미가 세속적인 상황에 적용되면서, "순서, 차례, 지위, 계급"이라는 의미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순서가 딱 맞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바로 "질서, 정돈, 정상적인 상태, 잘 돌아가는 상태"라는 의미로 이어지고, 그런 상황을 요구하는 "명령, 지시"라는 의미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상거래나 식당에서 명령하는 경우를 특히 "주문"이라고 하고요. 어떻습니까? 다양한 의미들이 좀 더 쉽게 들어오지 않나요?

Let's get down to business (본론으로 돌아옵시다). 아까 이 some을 부정 형용사의 일원이라고 말했는데요. 부정 형용사라는 말은 "~이 아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정관사와 마찬가지로 특정하지 않은 대상을 지칭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단수명사와 함께 결합해서 some book이라고 하면 특정한 책이 아니라, 막연히 "어떤 책"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 some books처럼 복수명사와 결합하면, some은 무슨 뜻이 될까요? 만일 three books라고 하면 "세 권의 책"이라고 쉽게 해석하겠죠. 그러면 some이 복수명사 앞에 오면, 수사처럼 특정한 수를 나타내지 않으니까 "몇 권의 책"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대략 several과 many의 중간 정도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some을 셀 수 없는 명사와 함께 쓸 수도 있는데, 이럴 때도 역시 "얼마간의, 다소의, 조금의"라는 의미이며, a little과 much의 중간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고요.




Some bad guy has taken my mobile phone away.

어떤 못된 녀석이 내 이동전화를 훔쳐갔다.

Some friends of mine are coming for dinner next Monday.

다음 월요일에 내 친구 몇 명이 저녁을 먹으러 올 것이다.

Judith had a piece of cake and some coffee.

주디스는 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를 조금 마셨다.

I have some knowledge of that subject.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서 약간 알고 있다.




참고로 some이 수사와 함께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하지 않은 수를 나타내는 some이 이렇게 특정한 수를 나타내는 수사 앞에 오면 무슨 뜻이 될까요? 이런 경우에는 some이 그 다음에 나오는 수사에 영향을 미쳐서, '정확하지는 않다'는 의미 즉 "대략, 약"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이런 의미를 나타내는 다른 표현으로는 about, roughly, around, near, approximately, somewhere, in the neighborhood of들이 있습니다.




There were some 50 people in the room.

방에는 약 5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이제는 여러분도 제 설명에 어느 정도는 익숙해 졌을 테니까, 오늘부터는 분량을 조금 더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은요, 한정사 중에서도 중요한 some과 any의 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할게요. 또 일반적인 용법과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를 이해하는 방법도 함께 알려드리도록 하죠.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7)-some/any가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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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7.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 전치 한정사란 또 뭡니까? >

한정사에 대해서 정리를 했으니, 이번에는 전치 한정사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정말 산 넘어 산이구만. 전치 한정사라니, 이게 또 무슨 소리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굳이 어렵게 만들 생각은 조금도 없는데, 문법 용어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문법 용어를 어렵게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친구의 별명을 붙이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문법 용어란, 어떤 어구의 문법적인 특징에 대해서 이름을 붙여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박물관에 가서 도자기를 감상하는 데, '고려 청자 상감 문매병'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고 합시다. 이런 식의 명칭은 일단 길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차근히 따져보면, 그 유물?? 성격에 대한 모든 정보를 나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부분씩 의미를 파악하면, '고려 시대에 만들어졌고, 상감 기법이고, 청자이고, 매화 문양이 있는 병 모양의 자기'라는 말입니다. 문법 용어란 유전자처럼 그 단어의 문법적인 속성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체계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전치 한정사란 말 그대로 한정사들 앞에 올 수 있는 어구들을 지칭하는 용어이고요, 이에 속하는 놈들로는 all, both, half가 있답니다. 그래서 명사어구의 어순은 '전치 한정사 + 한정사 + 서수사 + 기수사 + 형용사 + 명사'입니다. 이 순서는 상당히 중요하니까 꼭 기억해 두세요.




문법 조항이라는 것도 이러한 특징들을 말로 풀어낸 것에 불과합니다. half an hour라는 말, 많이 들어봤죠? "30분"이라는 뜻인데, 어떻게 해서 이런 의미가 나올까요? 관용어구라고요? 천만에요. 원래 이 표현은 half of an hour인데, an 앞에 있던 전치사 of가 생략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제는 의미가 통하죠? "한 시간의 반"이라는 말이니까 "30분"이라는 의미를 끌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half (of) an hour라는 표현에 등장하는 문법 용어들을 정리해 볼까요. half는 전치 한정사라고 했고, an은 한정사의 일종이었죠? 그리고 그 사이에 오는 전치사 of가 생략된 구조잖아요! 이것을 그럴듯하게 정리해 볼까요. '전치 한정사 다음에 오는 of는 다른 한정사 앞에서 생략할 수 있다.' 어때요? 여러분도 문법책 한 권씩은 다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지레 겁먹고 문법 조항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어떤 관점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생각하면, 문법은 벽장 속에 곱게 모셔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게 된답니다.




All (of) these books are worth reading.

이 책들은 모두 읽을 만하다.

All (of) my friends live in London.

내 친구들은 모두 런던에 살고 있다.

All (of) the students of our school went on a picnic.

우리 학교의 학생들 모두가 야유회를 갔었다.

Both (of) the applicants were Korean.

지원자 두 명은 모두 한국인이었다.

The answer to both (of) these questions is 'No'.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I bought the book at half (of) the price.

나는 그 책을 반 값에 샀다.



그럼 이런 식으로 문법 조항을 하나 더 이해해 볼까요. '전치 한정사는 수량을 나타내는 한정사와는 같이 쓰지 않는다'라는 금지 조항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물론 이유가 있죠. 예를 들어 half many books라는 말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세요. "절반"이라는 뜻인 half와 "많은"이라는 의미의 many를 어떤 명사에 동시에 적용하면, 당연히 의미가 통하지 않겠죠? 전치 한정사라는 어구들도 나름대로는 다음에 나오는 명사의 수나 양을 나타내는 단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다음에 역시 수나 양을 나타내는 한정사를 쓰면, 의미상 상충되는 어구들을 동시에 쓰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면 글을 읽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혼란스럽겠죠? 그럼 언어의 일차적인 기능인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고요. 바로 이런 경우를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이 조항을 외우려고 시도할 것이 아니라, "그렇겠구나"라고 이해만 하면 충분해요. 그것을 제가 적어드린 말과 다르게 표현한다고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런다고 그 문법 조항의 내용이 변하는 것이 아닌걸요? 어떤 문법 사항에 담겨 있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지, 그것을 우리말로 규정한 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점은 이젠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하리라고 믿습니다.




< some과 any는 뭐가 다른가요? >

좋은 질문인데요, 그럼 이것부터 먼저 물어 볼께요. many와 much는 반대말입니까? 간혹 이 두 단어를 반대말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반대말이 아니라 모두 "많은"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들입니다. 다만 영어에서는 단수/복수라는 수의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담당 구역을 나눈 것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자면, 서울에는 여러 개의 구청이 있어요. 그럼 동대문구청에서 하는 일과 서대문구청에서 하는 일이 서로 다른가요? 이 두 개의 구청은 서로 맡고 있는 지역이 다를 뿐이지, 동일한 행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다들 이해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many는 셀 수 있는 명사가 많다는 것을 나타낼 때 쓰고, 반면에 much는 셀 수 없는 명사가 많은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some과 any도 쓰이는 상황이 서로 다를 뿐, 의미상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그럼 some이 맡고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 some은 주로 긍정문에 쓰고, 부정문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그럼 any는 어떤 경우에 등장할까요? 그렇죠! any는 some이 담당하지 않는 곳, 그러니까 의문문과 부정문, 그리고 조건문에 주로 사용됩니다.




He's busy. He's got some work to do.

그는 지금 바빠. 그는 할 일이 좀 있거든.

We need somebody younger to do the job.

그 일을 할 젊은 누군가가 우리는 필요해.

Has anyone seen my bag?

누가 내 가방 봤어요?

There isn't anybody at the door.

문에는 아무도 없다.

I didn't say anything about the matter it to him.

그 문제에 대해서 나는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If there are any letters for me, can you send them on to this address?

나에게 온 편지가 있으면, 이 주소로 보내주시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예문들에서는 some만 나온 것이 아니죠? some뿐 아니라, somebody, someone, something처럼 some-으로 시작하는 대명사들도 역시 긍정문에 주로 쓰입니다. 그리고 anybody, anyone, anything같은 대명사들은 any와 마찬가지로 주로 부정문이나 의문문, 또는 조건문에 주로 쓰고요. 그리고 nobody, something, anybody같은 대명사들은 항상 단수로 취급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두세요.




Nothing but roses delights my eyes.

오직 장미만이 내 눈을 즐겁게 한다.

Nobody knows the truth of the confusing case.

그 혼란스러운 사건의 진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정문에서는 any-를 쓴다고 그랬죠? 그런데 any-는 항상 부정어보다 뒤에 와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요. 그래서 부정문에서 any로 시작하는 단어를 주어 자리에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어순상 부정어보다 먼저 나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no-를 써야 합니다.




* Anybody did not come to the party. ---> Nobody came to the party.

파티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참, 조심할 점이 하나 더 있네요. 부정문의 범위를 넓게 파악해야 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not, no, never같은 부정어가 나오는 경우뿐만 아니라,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가 있는 문장까지도 모두 부정문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some이 아니라 any를 써야 한다는 점, 자칫하면 놓치기 쉽거든요. 주의하세요.




She went out without any money.

그 여자는 한 푼도 없이 외출했다.

He refused to eat anything.

그는 뭔가 먹기를 거절했다.

I doubt that John did anything yesterday.

나는 존이 어제 그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이 "왜 부정문이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텐데, doubt라는 동사는 "(확신이나 명백한 증거 따위가 없기 때문에) ~이 아니라고 생각하다, 의심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다음에 나오는 내용을 부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some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suspect라는 동사는 다음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일 것이라고 의심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suspect라는 단어를 명사로 쓰면 "(범죄의) 용의자"라는 뜻도 나오는 것이고요. 참고로 이런 관점에서 doubt 다음에는 if나 whether라는 의문사로 시작하는 절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suspect 다음에는 의문사절을 쓸 수 없고, 반드시 '사실'을 나타내는 that절을 씁니다.



I doubt that he will be able to win the game.

(= I don't think that he will be able to win the game.)

그가 그 시합에서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The cop suspected that the boy was on the spot.

경찰관은 그 아이가 현장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 이제 some과 any라는 한정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러면 다음 강의는 지금까지 배운 것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를 알아볼게요. 그러니까 긍정문에 쓴다고 알고 있던 some이 의문문에도 쓰이고, 반대로 any가 긍정문에 쓰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렇게 혼동스러운 용법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관점이나 바탕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드리기로 하죠.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8)-의문문에 왜 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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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8.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 any를 긍정문에도 쓰던데요? >

그렇습니다. any를 반드시 부정문이나 의문문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긍정문에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떤 의미일까요? 질문을 했더니 도로 물어보면 어떡하냐고요? 아, 이건 중요한 문제입니다. any라는 단어 하나에만 관련이 있는 용법이라면, 그냥 간단하게 직접 설명을 하고 말겠지만, 이 경우는 보다 큰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 겨울에 외출을 했는데, 어떤 사람이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만 걸치고 뛰어가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합시다. 그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뭐,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텐데요. 아마 지나가던 사람들마다 힐끗 쳐다보고는 저마다 한 마디씩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사람?? 대해서 왜 그렇게 관심을 보였을까요? 만일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외투에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면, 우리의 시선을 자극했겠어요? 쉬운 말로 하자면 그 사람이 '튀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그런데 영어 문장에도 이와 똑같은 상황이 일어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용법과 다소 다르게 쓰는 표현들을 접하는 경우가 있죠? 그럼 어떤 느낌이 오던가요? 대부분은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 식의 언어 감각을 익히도록 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도 아까 비유를 했던 상황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적인 감각을 자극합니다. 일반적인 표현과는 다른, 바로 '튀는, 색다른' 표현이기 때문이죠. 아, 이런 식으로 썼다가는 교수님들께서 싫어하실 테니, 문법적인 용어로 쓸께요. 바로 '강조 용법'입니다. 어떤 어구를 강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일상적인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게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어순을 바꾼다거나, 일반적인 표현과는 다르게 쓰거나, 강조 장치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모두 글을 쓰는 사람이 강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니까, 그런 느낌을 받아야 그 문장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마찬가지로 생각해 보세요. 일반적으로 긍정문에 활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단어는 some인데요. 이 단어 대신 굳이 any를 썼다면, 그 의도는 뭐겠어요? 그렇죠, 바로 강조 용법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긍정문에 쓰인 any는 "어떤 ~이라도"라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Come any day you like.

어느 날이나 네가 좋을 때 와라.

You can catch any bus. They all go to the city center.

아무 버스나 타셔도 됩니다. 모두 시청으로 가거든요.

Anybody you like may come to the party.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파티에 와도 좋다.




이런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many는 '많은'이라는 의미이니까 다음에는 당연히 복수명사가 오고, 동사도 복수동사가 옵니다. 그런데 이 many 다음에 부정관사가 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명사와 동사의 수는 어떻게 될까요? 부정관사는 복수명사와 함께 쓸 수 없다고 했으니까, 그 다음에는 물론 단수명사가 오겠죠? 그리고 동사의 수는 명사와 일치시켜야 하니까 동사도 역시 단수형을 써야 할 테고요. 보통은 특이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냥 넘어가는데, 도대체 이렇게 황당해보이는 표현은 왜 만들었을까요? 대부분의 문법책에는 이 두 가지 표현이 같은 의미라는 지적만 하고 넘어가는데, 엄밀하게 따지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찰싹"이라는 말과 "철썩"이라는 말을 비교해 보세요. 이 두 단어가 뜻은 서로 같지만, "철썩"이 더 센 말이잖아요? 이와 마찬가지로, 이 두 가지 표현도 어감상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표현이 더 강한 어감을 줄까요? 대답하기 곤란한가요? 그럼 다른 식으로 물어보죠. 둘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일반적으로 보던 표현입니까? 물론 many 다음에 복수명사가 오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입니다. 그래서 many 다음에 단수명사가 오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주 접하던 표현이 아니니까 다소 생소하죠? 여러분이 지금 느꼈던 것처럼 그런 생소한 느낌을 주는 표현을 바로 강조표현이라고 해요.




Many a problem was disclosed when we actually began to use the program.

우리가 그 프로그램을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자, 정말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그럼 여기서 어떤 어구를 강조하는 방법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살펴보고 갈까요? 보통 문법책에서는 이런 경우를 특수구문이니 뭐니 하면서 다루는 데,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세요. 특별하게 접근하면 될 일도 안되거든요. 이런 것도 나름대로 어떤 의도를 담아내는 방법이라고 이해하세요.




자, 우선 긍정문에서는 일반동사 앞에 do라는 조동사를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굳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역시 일반적인 용법과 다르게 씀으로써 '낯설게 만드는' 강조의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He does know the answer.

그는 정말로 그 대답을 알고 있다.




또 어떤 어구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어순을 다르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어가 나오는 문장 첫 머리에 주어가 아닌 어구를 배치함으로써, 자극의 효과를 내는 것이죠.




His promise you can rely on.

당신은 그의 약속을 정말 믿어도 좋아요. - 목적어를 강조

Little did I dream that I would meet her again.

내가 그 여자를 다시 만날 것이라고는 거의 꿈도 꾸지 않았다. - 부정어를 강조

Long was the way home.

집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 보어를 강조

Sometimes he goes to school by bus.

이따금씩 그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 부사를 강조

그리고 동일한 어구를 반복하는 경우도 강조 용법의 한 가지입니다. 문장은 간결하게 쓰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어구는 생략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어구를 반복한다면, 이때도 역시 강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이해하세요.




He walked and walked in the forest.

그는 숲속을 걷고 또 걸었다.

Those few are the books that make literature, that make culture.

그 몇 되지 않는 책들이 문학을 창조하고, 또 문화를 창조한다.




그리고 이외에 흔히 사용되는 강조 장치를 몇 개 예로 들어볼까요.




You can develop eating habits that reduce excess weight safely - and permanently.

여러분은 과도한 체중을 안전하게, 무엇보다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식생활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 문장부호 dash

It was the red suit that Monica wore at the dance party last night.

모니카가 어제 댄스 파티에서 입었던 옷은 바로 빨간 색이었다. -- It is ~ that 구문

You yourself said so.

바로 당신이 그렇게 말했었다. -- 재귀대명사

Where on earth did you find it?

도대체 어디에서 그것을 찾았니? - 강조 어구

He has no connection whatever with the affair.

그는 그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 강조어구




< some을 의문문에 쓰는 경우도 봤는 데요? >




물론 some도 긍정문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의문문에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아까 보셨던 any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some을 의문문에 쓰는 경우는 보통 세 가지가 있어요. 긍정의 대답을 예상하는 경우와 부탁을 하는 경우, 그리고 권유를 나타내는 문장에서는 의문문이라 하더라도 any가 아니라, some을 씁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 대해서도 역시 별다른 설명이 없지만, 사실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고,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얘기를 안 해 주니까, 어렵게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만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모르는 단어가 있는데, 사전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옆에 앉은 사람에게 사전이 있어요. 그럼 그 사람에게 사전을 빌리려고 하면, 어떻게 말을 할까요? 그야 "사전을 좀 빌려주세요"라고 하겠죠?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저 혹시 사전 있으세요?"라고 말입니다. 보세요, 이렇게 말을 하는 경우, 형식은 분명히 의문문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사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므로, 실제 의미는 '있는가 없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사전을 빌려달라'는 긍정문과 같은 맥락이 되잖아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무늬만 의문문'이지, 실제 의미는 긍정문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 이때는 any가 아니라, some을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사전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탁을 하는 경우도 역시 형태는 의문문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허락을 구하는 긍정문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역시 some을 씁니다. 또 "~하시겠습니까?"라고 권유를 하는 문장도 역시 실제로는 "~을 하세요"라는 긍정문과 같은 의미거든요. 그러니 some을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어때, 이해할 수 있나요? 표현이 달라진다면, 어떤 의미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런 차이에는 나름대로 타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문법이 그렇게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만은 아닐 겁니다.




What's wrong? Have you got something in your eyes?

왜 그러니? 눈에 뭐가 들어갔구나.

(물론 이 경우에 순수한 의문문이라면, 그러니까 "눈에 뭐가 들어갔니?"라고 물어보는 상 황이라면 anything을 써야 합니다.)

May I have some coffee, please?

커피를 좀 마실 수 있을까요?

Would you have some hot milk?

따끈한 우유를 좀 드시겠습니까?

Would you please give me something to eat?

뭐 먹을 것 좀 주시겠습니까?




참고로 'She is twenty something years old.'라는 문장에 쓰인 something은 무슨 뜻인지 아세요? 말을 하다 보면 어떤 숫자나 이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할 때가 있죠? 그런 경우에 바로 이 something을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 문장은 '그 여자는 스물 몇 살이다'라는 뜻입니다. something이라는 단어가 막연한 대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런 용법도 생긴 것입니다. 반면에 다음에 오는 수가 없이 딱 떨어지는 경우에는 '없음'이라는 의미인 nothing을 쓰면 되고요.




I graduated from college in nineteen eighty something.

나는 대학을 팔십 몇 년도에 졸업했다.

He is six feet something.

그는 키가 6피트 몇 인치이다.

He is six feet nothing.

그는 키가 딱 6피트이다.

Last night the man who introduced himself as Victor something called me.

어제 밤에 자기를 빅터 아무개라고 소개한 남자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He is a lawyer or something.

그는 변호사인가 뭔가를 하고 있다.




< some of 표현을 조심하세요 >

마지막으로 정말 주의할 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some, any, many, much, more, most, either, neither, each, both같은 단어들 다음에 'of + 명사'를 쓰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표현할 때 of 다음에 오는 명사는 의미상 언제나 한정된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이 명사가 특정한 의미라는 것을 표시해야 하니까, 그 앞에는 반드시 정관사나 지시 형용사, 또는 소유 형용사처럼 한정된 대상을 표현하는 어구를 반드시 붙여야 합니다. 특히 정관사가 붙을 때는 우리말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우리식 감각으로 영작을 하다가는 이런 부분에서 자주 틀리거든요.




물론 전치사 of 다음에 대명사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명사란 형용사나, 한정사의 수식을 받을 수 없는 어구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한정사를 붙이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로 이때 대명사는 전치사 다음에서 전치사의 목적어로 쓰이는 구조니까 반드시 목적격을 써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요.




이때 some, any, many, much, either, neither, each, most ...같은 단어들은 대명사로 쓰인 것입니다. 이런 단어들은 형용사로도 쓰이고 대명사로도 쓰이기 때문에 공연히 복잡하게 생각하는데, 품사를 구별 하는 일은 사실 아주 쉬워요. 이 단어들이 형용사로 쓰이는 경우에는 항상 명사를 수식하기 때문에, 다음에 는 반드시 명사가 옵니다. 또 동사의 앞에 와서 주어로 쓰이는 경우는 물론 주어가 될 수 있는 품사, 즉 대명사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들은 모두 '부분'을 나타내는 의미이기 때문에 전치사 of와 결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경우도 역시 형용사인 전치사구의 수식을 받을 수 있는 품사, 즉 대명사로 쓰였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Some the people I work with are very friendly.

*Some of people I work with are very friendly.




첫 문장이 틀린 이유는 앞에서 배웠듯이 하나의 명사에 some이라는 한정사와 the라는 한정사를 중복시켜서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관사를 빼면 옳은 문장이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 people이라는 명사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I work with라는 관계절로 수식되어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한정된 대상을 나타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 문장들은 Some people, 또는 Some of the people이라고 써야 옳은 표현이 됩니다.




한정된 대상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지금처럼 전치사 of를 활용할 수도 있고, 다음에 의미를 한정해 주는 어구가 있으면 한정사를 곧장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상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전치사 of으로 연결할 수 없습니다. 전치사 of으로 연결한다는 것은 그 다음에 오는 명사가 한정된 의미라는 것을 전제하는 표현이니까요.



* Most of the people like to spend Christmas at home.

---> Most people ~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내기를 좋아한다.

* Most of major firms in Korea use word processors.

---> Most of the major firms ~ 또는 Most major firms ~

한국의 대기업들 대부분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 가운데 하나"라는 표현을 흔히 'one of 복수명사'라는 식으로 외우는 데, 이때도 전치사 다음에 오는 명사는 한정된 대상이기 때문에 정관사같은 한정어구를 붙여야 정확한 문장이 됩니다.



one of my students sold me his ticket to the jazz concert.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한 명이 자기가 갖고 있던 재즈 음악회 입장권을 나에게 팔았다.




자, 감이 조금 오나요? 보통은 문법 공부를 하다 보면 이미 암기했던 것과는 다른 용법을 많이 접할 겁니다. 그런 난감한 상황이 닥치면, 두 손으로 그저 얼굴을 가리고, 당황해하지 말고, 의젓하게 대처하세요. "뭔가 사연이 있겄지!"하면서 말이죠. 영어에 대해서 기죽을 필요 없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말이거든요. 자존심을 갖고, 당당하게 맞서세요. 조금만 생각하면, 끌어낼 수 있답니다. 비록 익숙하지 않아서 힘이 들 수도 있지만, 일단 훈련이 되고 나면, 말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거든요. 정말 믿어주세요...




제가 오늘은 기분이 상당히 좋아요. 격려 편지를 많이 받았거든요. 여러분들을 혹세무민하는 속된 글을 헤치고,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그거 아세요? 여러분의 짧은 메일 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 큰 힘과 보람과 기쁨이라는 것을. 게다가 제가 쓴 책이 비록 잠깐이지만, 10월 4주 외국어 부문 베스트셀러 4위였대요. 글쎄.... 기자들 불러요! 이런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다니... 나 ~ 참~~~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강의하다말고...




죄송합니다. 그럼 정신차리고 숙제를 드릴께요. 세 개를 드리죠...

1. a lot of과 many는 동의어인가? 그렇다면 바꿔쓸 수 있는가?

2. a few와 few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3. He is a three-years-old boy라고 하면 왜 틀린가?

그럼 오늘은 이만...

삐딱이!




[제 목] [강좌] 문법 콤플렉스(29)-a lot of = 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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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29.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 a lot of와 many는 같은 의미일까요? >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 a lot of와 같은 의미의 단어를 고르라는 문제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나오면 주저하지 않고, many나 much를 정답으로 선택했고요. 그런데 바로 이게 문제입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이 같은 의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바꿔 써도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우리말에서도 "아버지"와 "아빠"는 같은 대상을 가리키지만, 사용하는 상황이 각기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이 두 가지 표현도 서로 사용하는 경우가 다르답니다. 앞에서 배운 some과 any가 같은 의미이지만 사용하는 문장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먼저 some/any의 용법을 참고해보면,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a lot of 또는 lots of라는 표현은 "많은"이라는 의미로, 셀 수 있는 명사나 셀 수 없는 명사에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들은 some과 마찬가지로 주로 긍정문에 씁니다. 흔히 not many라고 하면, 부분부정의 표현으로 "많지는 않다"라는 의미라고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not a lot of라는 표현은 들어본 적이 없죠? some처럼 a lot of/lots of라는 표현을 부정문에서는 사용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a lot of/lots of를 의문문에는 쓰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이때도 some에서 본 것처럼 긍정의 대답을 예상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A lot of students are late today.

오늘은 지각한 학생들이 많다.

Did you take a lot of photos? Yes, I took a lot.

사진을 많이 찍으셨죠? 예, 많이 찍었어요.




이렇게 의문문에 a lot of를 쓰는 경우는 긍정의 대답을 예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답은 거의 예외 없이 긍정문이 되고, 당연히 a lot (of)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Did you take many photos?"라고 물었다면, 이때는 순수한 의문문이기 때문에 대답은 상황에 따라서 긍정문이 되거나 "No, I didn't take many"라는 부정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many나 much는 어떤 문장에 주로 쓰는지 이제는 감이 오나요. 그렇습니다. 이 표현들은 any와 마찬가지로 주로 부정문이나 의문문에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긍정문에 any를 쓰기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many/much를 긍정문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 어구를 긍정문에 쓰는 경우는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주로 공식적인 문서나 학술적인 글에 쓰이고, 대화를 하는 경우에는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긍정문에 many/much를 쓴다고 해서 항상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so, very, as, too와 같은 어구와 함께 쓰거나, 주어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부드러운 표현이 된다는 점을 참고로 기억해 두세요.




Step on it! We haven't got much time.

서둘러! 시간이 많지 않아.

Were there many reporters at the press conference?

기자 회견장에는 기자들이 많았니?

Amy has spent so much time preparing for the trip that she is sick and tired.

에이미는 너무 오랫동안 여행 준비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녹초가 되었다.

Many people think that the actress is on the wrong side of thirty.

그 여배우는 서른이 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때요? 지금까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얘기들이죠?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단어나 표현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어법(usage)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지식만을 묻는 시험 형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어떤 표현의 용법에 대한 공부가 정말 부족한 게 현실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문법적으로는 맞게 쓴 것 같아도, 바지저고리에 구두를 신은 것 같은 어감이 서로 맞지 않는 표현들이 등장하는 문장을 거리낌 없이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원어민들이 보면 정말 황당한 문장이 되는 것이죠. 마치 우리말이 서투른 외국인이 존대말을 열심히 쓰려고 하다가 "강아지님께서"라는 식의 문장을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밖에도 "많은 ~"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으로는 plenty of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표현은 아주 구어적인 것으로 셀 수 있는 명사나 셀 수 없는 명사에나 모두 쓸 수 있답니다. 그럼 문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함께 알아 볼까요. 셀 수 있는 명사일 때는 a number of라는 말을 쓰고, 셀 수 없는 명사에는 an amount [deal, quantity] of같은 표현을 흔히 활용합니다.




A number of applicants failed to pass the physical examination.

많은 지원자들이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There was a great deal of talk about the crusade.

그 운동에 대해서 많은 얘기가 있었다.




< a few/a little과 few/little은 어떻게 다를까? >

many/much의 반대말로 어떤 명사의 "(수나 양이) 약간"이라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할 때에는 a few/a little을 쓰고, "(수나 양이) 거의 없다"라고 할 때에는 부정관사를 빼고 few/little을 씁니다. a few라는 말이 few보다 큰 개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관점의 차이만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유리컵에 술이 조금 남았을 때, 낙관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이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죠? 낙관적인 사람은 "아직도 이만큼 남았다"라고 생각하고, 비관적인 사람은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한다잖아요? a few/a little은 바로 낙관적인 사람이 보이는 반응과 유사하게 소수의 대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진술하는 표현입니다. 이와 반대로 few/little은 비관적인 사람처럼 부정적인 관점이 들어가는 표현이고요. 그러니까 이 표현들은 '소수의' 개체에 대해서 어떤 태도로 접근하는 가에 따라 의미 차이가 나는 것일 뿐, 둘 사이에 어느 표현이 개체가 더 많고 적음을 나타낸다는 식의 구별은 없다는 말입니다.




I found a few theses on black feminism in the library.

나는 도서관에서 흑인 여성 해방론에 관한 학위 논문을 몇 편 찾아냈다.

Let's go and have a quick bite. We've got a little time before the plane leaves.

어디 가서 가볍게 뭐를 먹을까. 비행기를 타기 전에 시간이 좀 있거든.

Mary seems very unpopular, for she has few friends.

메리는 아주 인기가 없는 것 같아. 친구가 거의 없거든.

Since the man lived in America for ten years, he has little difficulty expressing himself in English.

그 남자는 미국에서 10년을 살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자기 의사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




참고로 only a few/only a little과 quite a few/quite a little을 혼동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only a few/only a little은 "극히 적은, 꽤 적은"이라는 뜻으로, 수나 양이 적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반면에 quite a few/quite a little은 "꽤 많은, 상당히 많은"이라는 뜻이거든요. only와 quite 중에서 어떤 부사가 붙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가 나오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해하기 쉽겠죠?




I have quite a few references on American literature.

나는 미국 문학에 대한 참고 문헌을 꽤 많이 갖고 있다.

I have only a few references on American literature.

미국 문학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참고 문헌은 아주 적다.




< 'He is a three-years-old boy'라고 하면 왜 틀릴까? >

'He is three-years-old boy'라는 문장은 맞나요, 틀린가요? 지겨울 정도로 시험에 많이 나온 문장이죠? 그래요. 이런 경우에는 a three-year-old boy라고 해야 맞아요. 자, 그럼 왜 그래야 하나요? 뭔가 거창한 얘기가 나올 것 같죠? 긴장하지 마세요.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문법만 가지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 표현을 잘 보세요. three-year-old라는 단어들이 짧은 가로줄로 연결되어 있죠? 이 줄을 하이픈(hyphen)이라고 하는데, 두 개 이상의 단어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장치입니다. 그럼 뭐가 달라지냐고요? 하이픈으로 연결된 어구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단어가 되고, 대개는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 용법으로 쓰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middle class라고 하면 "중산층"이라는 명사이지만, middle-class라고 하이픈을 붙이면, "중산층의"라는 형용사가 되는 것이죠.

그럼 이제 이유를 따져볼까요. 그렇다면 형용사에는 복수형이라는 것이 있나요? 단수형이니 복수형이니 하는 것은 명사와 동사에만 있을 뿐, 형용사는 단수형이나 복수형이라는 것이 없잖아요? 이 점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 제가 새로운 것을 말하고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렇다면 하이픈으로 연결된 어구가 역시 형용사의 용도로 쓰였다면, 거기에 복수형을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하이픈을 쓰지 않고, 'The boy is three years old'라고 하면, 원래대로 명사가 되니까 복수형으로 쓰는 것은

당연할 테고요. 그러니까 이 용법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명사와 형용사의 기본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만들어낸 것이거든요. 이것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예외적인 용법인 것처럼 무작정 외우면 그에 비례해서 사고도 단순해지고 고정될 수 밖에 없답니다.




I have two five-dollar bills.

나는 5달러 지폐를 두 장 갖고 있다.

Tom has to write a two-thousand-word paper this weekend.

톰은 이번 주말에 2천 단어의 논문을 써야 한다.




전치사구는 때로 명사를 뒤에서 수식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전치사구가 형용사로 쓰이기도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music teacher를 teacher of music이라고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럼 a chair with arms(안락의자)를 an armschair라고 하면 될까요? 이렇게는 할 수 없고, an armchair라고 해야 맞습니다. 이유는요? 지금처럼 명사와 명사가 나열될 때, 앞에 있는 명사는 다음에 있는 명사를 수식하는 역할, 즉 형용사 용법으로 쓰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예문의 arm도 역시 명사 앞에 와서 형용사의 용도로 쓰였다고 이해할 있겠네요. 그리고 형용사라면 하이픈으로 연결한 어구와 마찬가지로 복수형이 아니라 단수형으로 써야 옳겠죠? 하나 더 볼까요? "3백 권의 책"이라는 말을 three hundreds books라고 하면 될까요? 이것도 역시 틀린 표현인데요. 이유는 마찬가지입니다. hundreds라는 단어가 지금 books라는 명사 앞에 있는데, 품사는 뭘까요? 예, 역시 형용사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hundreds라는 복수형이 아니라, hundred라는 단수형으로 써야 정확한 표현이죠.

이 세 가지 상황은 모두 '형용사에는 복수형이 없다'라는 하나의 문법 조항이 적용된 구체적인 사례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문법책에서는 이것들을 별개의 상황인 것처럼 따로 설명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공부를 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문법 조항들을 하나의 원리로 엮어내지 못하고, 개별적인 지식으로만 파악하고 마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문법이란 무수히 많은 샛강이 있는 큰 강물과도 같습니다. 세부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의 샛강 보다 우선 큰 강의 도도한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순서라는 말입니다. 나무 한 그루에 매달리다가 숲을 보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죠. 참고로 "수 백 권의 책"이라고 표현하는 방법도 알아볼까요. "수 백"이라는 말은 백이라는 단위 앞에 오는 수사가 특정하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경우의 수가 둘 이상이라는 말인데, 영어에서 둘 이상의 개체는 복수로 취급하잖아요? 가만, 복수라면 명사라는 말인데, 다음에 오는 books도 명사이기 때문에 그냥 나열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전치사 of으로 두 개의 명사를 연결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든 표현이 바로 hundreds of books입니다. 이런 식으로 "수 천의 ~"는 'thousands of 복수명사'라고 하면 되겠죠? 그리고 1만이라는 단위는 1천에 10을 곱한 개념이니까, "수 만의 ~"는 'tens of thousands of 복수명사'라고 하고, 마찬가지로 "수십만의 ~"는 1천에 100을 곱한 단위니까 'hundreds of thousands of 복수명사'라고 하면 됩니다.




Every year millions of people watch the Super Bowl on TV.

해마다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텔레비전으로 슈퍼 볼 경기를 시청한다.

그럼 명사와 명사가 나열될 때 앞의 명사는 단수형으로 쓴다는 규칙이 항상 적용되느냐?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럼 예외적인 경우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구체적인 것은 모르고 있다고 합시다. 다만 제가 부탁하는 것은 그런 예외적인 경우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나름대로 타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 이유를 캐내려고 시도하라는 것입니다.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어에 접근하는 자기의 관점을 확실하게 잡는 것이 정말 필요한 일이거든요.

첫 번째 경우는 politics나 billiards처럼 학문 이름이나 경기 이름을 나타내는 명사가 올 때입니다. 이런 단어들은 원래 -s가 붙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어미를 빼고 쓸 수는 없잖아요? 즉 -s가 없이는 쓰지 않는 단어들이니 어쩔 수 없이 복수형으로 쓰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 예외는 분화복수라고 하는 명사들이 등장하는 경우인데요. '분화복수'라는 말은 복수형이 되면 단수형일 때와는 다른 의미로 쓰이는 명사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예를 들어 arm이라는 단어가 복수형이 되면 "여러 개의 팔"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기"라는 새로운 의미도 생겨나죠? 바로 이런 복수명사들을 분화복수라고 해요. 그럼 "군비 경쟁"이라는 말은 arm race라고 할까요? 아니면 arms race라고 할까요? arm이라는 단수형으로는 "무기"라는 의미가 나올 수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의미를 표현하려면 arms라는 형태를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자, '분화복수'라는 문법 용어는 기억하지 마세요.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거든요.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나는 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가 문법 공부를 하면서 바탕에 깔아야 하는 자세니까요. 그러니까 다른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 용법으로 쓰인 명사를 단수형으로 쓰지 않는 경우란 바로 단수형으로 쓰면 의미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라고 이해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모든 문법 조항들 가운데 가장 우선하는 것은 문장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원칙을 따르다 보니, 이렇게 예외인 것 같은 규정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All of the people at the conference are mathematics teachers.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수학 교사들이었다.

A gang of robbers raided the goods train.

한 떼의 강도들이 물품 수송 열차를 습격했다.

Do you have a savings account in our bank?

저희 은행에 보통 예금 계좌를 갖고 계시나요?

자, 이제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럼 다음에는 하이픈으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예문들을 가지고 의미를 풀어내는 방법을 알아볼게요. 그리고 많이들 혼동하는 분수 표현의 원리와 읽는 법, 시험에 자주 나오는 것 등, 분수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그럼 복습들 열심히 하시고, 다음 강의를 기대해 주세요. "에이, 복습은 무슨?"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언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습, 반복해서 보기입니다. 외우려고 생각하지는 말고요. 그건 제 강의의 핵심이 아니잖아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영어 공부, 특히 문법 공부를 쉽게 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귀가 번쩍 뜨이죠? 예전에 하숙 생활을 할 때, 시험 때만 되면 의대나 한의대 선배들은 저를 붙들고는 좋은 걸 알려주겠다고 유혹을 해요. 그러고는 제 몸을 여기저기 찌르면서, "너 이 뼈를 뭐라고 하는 지 알아?"라고 물어봐요. 결국에는 자기 시험 공부를 하는 것이고, 저는 그야말로 실험 재료(Guinea pig)이었던 셈이죠. 여러분이 문법을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습장을 놓고 쓰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주세요. 상대가 없으면 벽에라도 강의를 하세요. 웃으실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면 자기 스스로 정리를 하게 되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자기가 이해하고 정리가 되지 않으면, 남에게 말해줄 수는 없으니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강의를 시작하면서, 제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문법 조항들에 대해서 정리하고, 고민하고, 그러면서 파악하기 시작했거든요. 개인적인

경험에서 터득한 방법이기 때문에 믿고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겁니다. 물론 결정은 여러분 몫이지만요.

잔소리가 조금 길었나요? 여태까지 영어 공부법이라고 여러 가지를 시도했을텐데, 한 번 더 속아본다고 뭐 그렇게 손해야 있겠어요? 일단 한 번 해보시라니깐요...

그럼 오늘은 이만...

삐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