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이 지나면 올해도 딱 5일 남게 된다.
오후 성연이는 학원 광고지를 돌리고
나는 고 2 수업을 했다.
그 동안 희석, 지훈이는 앞으로 종종 하게 될 자율 학습을 빈 강의실에서 소화해 냈다.
우리는 각자 움직였지만 모두가 하나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었다.
6시부터 성연이는 학원 청소를, 희석, 지훈이는 여가 활용 오락을
나는 방학 대비용 자료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그 분주함도 차가운 학원의 공기를 누르기엔 부족함이 있었나 보다.
우선 나부터 코끝이 시려옴을 느꼈고, 지훈이는 얼굴이 시푸르딩딩한 것 같다.
전자랜드에 가서 듣기 대비용 카세트나 하나 구입해야겠다.
그런데 이런, 잘못 들어갔다.
두 놈이 아예 데모라도 할 태세이다.
성연이의 못마땅한 표정을 애써 외면한 채 방학 계획 약속, 내년 시험 약속,
심지어는 인생 약속까지 받아내고는 그들이 그토록, 무려 1년 동안 갖고 싶어하던
아빠를 아빠가 아니라 신으로까지 치켜올리려는 눈빛을 만들었던 '닌텐도'를 드디어 구입을 해 주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밝고 맑고 환희에 찬 눈빛을, 얼굴을, 몸놀림을, 맹세를 본 적고, 들은 적도 없었다.
참 구차하고 쫀쫀한 정봉현, 박성연이었다.^^
오늘 저 두 놈의 꿈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돈은 좋은 것 같다.^^
내친 김에 영명이에게 전화를 하니 놀러 오란다.
회 한 접시에 소주 시켜놓는단다. 넌즈시 다가가 본다. 그는 언제나처럼 기분좋은 사내다.
얼큰한 기분, 찬 겨울 바람속 그의 배웅을 뒤로 하며 올해의 얼마 남지 않은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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