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KOREAN POEMS

ENARO's POEMS 8(이별/이별교습/갈구/소주병과 소주잔/한가위날에)

ENARO 2008. 5. 21. 18:25
 

   이   별



눈물 가시를 접은 장미가


비 속에 묻히고


축축한 女人 하나


가슴을 딛고 사라집니다



            1992 , 5 , 9.


 

   이  별  교  습



결코 배워서는 안 될 거라고 맹세했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언젠가는 배울 것을 예감했었습니다

 

괴로운 밤마다

적어도 내 죽는 날까지는

배우지 않기로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구구단 교습보다 쉽게

내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잊어야 한다며

결코 잊지 못할 문제를 슬밋

던져 두고 가버렸습니다



           1991, 2, 13.


    

  渴  求



이 겨울 지나면

결코 춤추지 않는 모습으로 서고 싶다

 

하늘은 구름빛

나의 사색을 닮아 흐르고

눈을 부릎뜨며, 나는

이름도 없는 공중을 향해 모가지를 빼 올려야 하는가

深苑의 골방 구석을

외출이라 뛰어 나서며

길거리를 철지난 나그네로 서성이던 기억 자락 자락

흐느낌, 그 눈물만 매달려 있다

운명을 곁눈질하며

같이 가고자 하던 설레임도

미련처럼 고개를 숙여 말을 잃고

후회스런 골목을 막 돌아서 나온 것처럼

너와 나의 세월마저 울고 있다


결코 우리는

서로를 향해 다가설 수 없는,

진정 제 갈 길을 찾아나설 인연이런가

아직도 목마른 우리의 사이로부터...



                        1988, 12, 22.


 

소주병과 소주잔

        -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당신은

파란 소주병

 

나는 

하얀 소주잔


당신의 슬픔으로

소주는 이미

부어 버린

하얀 눈물


벌-컥 마셔버린

내 눈물은 당신의 삶


하얀 사랑도

당신 마음에

마냥 파랗게 물들어 버린


당신 사랑은

파란 소주병


덩달아

나도 이내

파란 소주잔


               1989, 2, 15.

 

 

  한 가 위 날 에

 

민준, 현용, 재금, 영명, 형호, 모두


내일의 길로 떠나고


죽은 가수의 인생 얘기만 노래로 흘러 나오는


나의 공간에서

 

한숨 지으며 그냥 잠들고 싶잖은


한가위 날


설움은 산에서, 강에서 그리하여


하늘에서 스러지며 안기어오고


가슴 속 술을 거푸 마시며


그리움 진한 어둠에 숨어 보지만


결국 홀로 되돌아 오는 울타리 건너


흐릿한 안개 뒤로 나를 부르시는


아 . 버 . 지....


당신의 길로 무작정 따라 나서는 오늘은


한 가 위 날

                1996, 9, 26.(아버님을 보내고 첫 명절을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