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RO의 인연들

정재천-나의 아.버.지.

ENARO 2010. 10. 21. 13:06

-요즈음엔 세상을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었던 그리운 사람들이 많이 떠오른다.

 내가 작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한 그들, 하지만 다시 일어서도록,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을 줄 거라고 믿는다, 그들이 내게, 내가 나에게..-

'시간과 생각이 겹칠 때마다 이 공간들을 차곡차곡 인생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정리해 나가리라.'

 

"정재천"

'나라정' '있을 '재', 하늘 '천'자를 쓰셨던 아버님 되시는 분이다.

지금은 하늘에 계신다. 떠나신 지 15년째 되었다.

때때로 아직도 정정하신 아버님의 친구분들을 뵈올 때면 가슴이 아리고 저린다.

왜 살아 계실 때 좀 더 잘 모시며 보살펴 드리지 못했을까?

살아 생전 참 약주를 좋아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4형제 키우느라 빠듯한 살림 탓에 제대로 마음먹고 편안한 술자리 한 번 가져보지 못하신 것은 아닌지...

우리 형제들에게는 고마운 분이셨지만, 아버님 당신으로 보자면 이 세상은 시대를 잘못 타고 나셨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느 40년하고도 3년을 더 살고 보니 우리 4형제가 합쳐도 못할 일을 어머님과 두 분이서 해내신걸 보니

아버님만큼 책임감있고 영리하신 분도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자존심과 자식 사랑은 그 동네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었다.^^

늘 어깨를 꼿꼿이 하고 그 좁은 골목을 걸어 대동 중공업이란 응어리진 직장을 향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한데

늘 생각과 한숨만으로 못다한 마음을 드릴 수 밖에 없으니 안타깝다.

드릴 수 있는 약속은 다음에 뵈올 때 어버님의 큰 아들놈이 그런대로 낳아 주신 목적의 반 치는 이루고 왔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다시 만나뵙는 그 날, 아버님 모시고 좋은 자리에서 술 한 잔 거나하게 하며 아버님 근심없는 웃음 소리 한 번 듣고 싶다.

"정자, 재자, 천자" 아버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다음에 계속 아버님에 대한 추억을 모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