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마키아벨리즘은?
그제 홈쇼핑으로 꽤 많은 돈을 들여 서울대 추천 고전집 50권을 주문했다.
책 속에서 제목으로만 듣던 고전을 만화로 쉽게 대할 수 있다는 마음이 앞섰고,
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현명한 돈 씀씀이라는 오랜 동안의 생각때문이었다.
만화로 되어 있기에 희석이, 지훈이, 성연이도 봄이를 위해 충분히 시간을 냄직하리라.
책이 오기로 되어 있던 날, 어제는 새벽부터 비가 'cats and dogs'처럼 퍼부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비가 쏟아지던 그 날처럼 성연이와 아침 시장을 갔다.
저 번처럼 마음씨 좋은 생선 장수 할머니와 수박 장사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을런지...
이름 모를 생선 오천원 어치에 비오는 날 팔아 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싱싱한 갈치 네 마리를 터억,
다른 때 같으면 만원은 족히 넘음직한 수박을 각각 오천원에 두 개를 샀었다.
게다가 얼마나 싱싱하고 맛있었던지...
어제도 적당히 기분 좋은 횡재를 바랬지만^^
그 기분 좋은 할머니는 보지 못했고, 수박은 전보다 조금 작았지만 맛은 여전했다.
아버님을 뵈러 갔다.
비가 퍼붓는 아침 나절, 낮이지만 비가 많이 오는 탓에 아직 어둠이 으스스하게 내려 앉아 있는 그들만의 터!
더군다나 아무도 없는 탓에 솔직히 약간의 두려움이 드는 것마저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가? 그녀는? 희석, 지훈, 봄이 엄마, 나의 사랑하는 아내!
마음속이지만 그녀를 꼭 껴안아 주었다.
우산으로 받쳤어도 막걸리에 빗물은 들어가고
정성스레 구운 부침개 역시 빗물이 스며도
아버님은 미소를 띠며 우리들을 염려하고 다독여 주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성연이 말처럼, "다음부턴 이런 날은 오지 마라이." 하시며 웃으시는 것 같았다.
아버님 뵙고 오는 길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며 책꽃이 하나를 구입했다.
집에 들여 놓고 나는 일상처럼 다시 잠을 청했다.
잠결에 기다리던 물건이 왔나 보다. 그래도 퍼붓는 비소리에 몸을 일으켜 세우기는 너무 싫다.^^
이제 출근 준비해야지 하며 점심 먹으러 일어나 보니 천사는 벌써 깔끔하게 책 정리를 마쳤다.
하나 하나 제목들을 보며 우리의 보물들을 펼쳐 보았다. 뿌듯했다.
이번 여름부터는 작심하고 '책사랑 가족'이 되어 보자.
제 1 권 - '마키아 밸리'의 '군주론'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 - 섬뜩한 말이다.
특히 아직 생각의 여유가 풍부하지 않은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엔 더욱 그러하다.
왜 이 책이 1권으로 자리잡았을까?
초등학생들도 읽을만한 책이라기에 선택했었는데, 나의 무식이 아직 안타깝다.
우선 내가 먼저 읽어 보고 그들에게 권해야겠다.
하지만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는 많은 가르침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모두 각자가 다 자신의 군주 아니겠는가?
게다가 국가나 사회 어느 위치, 분야에서 우리는 각자 다 나름대로 군주이기에
머리를 일깨우는 말들이 다수 눈에 뜨이는 책이다.
우리 노짱도 이대로 했더라면 내가 바라는 세상이 지금쯤 와 있을텐데...
지금의 그 사람은 너무나 마키아벨리즘을 신봉하는 것 같아 두렵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제부터 나의 삶에도 나만의 적절한 마키아벨리즘을 각인시켜 살아나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