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볼프강 요한 폰 괴테'의 'Faust'를 마음에 담으며...

ENARO 2010. 3. 31. 11:56

잠자리를 바꾼 탓일까, 요즘은 전전반측하는 경우가 많다.

새벽 3시까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었다. 

그가 마르가레테와 사랑에 빠져

마르가레테의 이웃 아주머니이자 갑자기 과부된 마르테와 연인이 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함께

4명이서 사랑을 속삭이며 노닐다 헤어지는 광경까지 마음으로 화장한 다음, '사랑이 괴로워'라는 부제앞에서

나는 잠을 청했다. 또 일기예보가 맞아 떨어졌다. 똑, 똑, 또옥... 비 듣는 소리에 창 밖을 슬밋 열어 보니

약간의 훈훈한 기운(아마, 책을 읽고 난 후의 뿌듯한 감흥이 결부된 것이리라)과 함께 전해오는 불길한 느낌!

나는 그 이후로 6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4월 학원 계획서를 작성하고 토, 일요일 수업할 교재 연구도 마쳤다.

조금 있으면 내 귀여운 동자 천사들이 눈을 부비며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학교갈 준비를 하겠지.

그 때 나는 잠에 취해 그들이 가는 모습을 소리로만 배웅해야 할 것 같다.

그들의 봄날 아지랑이같은 이해를 구하며 시간에 떠밀려 나에게 넘어져 눈이 감겼다.

예상처럼 비몽사몽간에 그들의 학교 가는 모습을 내 가슴속에 저장하며 다시 나의 길을 떠났다.

터억 하고 다시 이 세상의 낯익은 나루터에 발디딘 시간은 11시 22분, 비소리가 아직도 그득하다. 

나를 오늘 이끈 것은 철학, 의학, 법학, 신학마저 섭렵한 신성한 칠순 노장(정신적 이상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악마와의 약속으로 외모 준수한 이십대 청년(인간적 속세의 쾌락 추구)으로 변한 파우스트였을까?

아니면, 마치 황진이가 화담 서경덕을 유혹하듯 인간의 사악한 마음에 농탕질을 해대며 즐기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였을까?

오늘 또 나의 하루의 삶을 운명지을 선지자는 누구일까?

순수하고 선량한 파우스트일까, 욕망과 쾌락을 추구하는 그일까, 아니면 대리 악마를 만들고픈 메피스토일까?

인류 역사상 가장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가 높았다는 '괴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심오한 모든 학문인, 철학, 의학, 법학, 신학을 섭렵한 파우스트, 괴테,

하지만 나는 나일뿐, 오늘도 나의 마음이 이끄는 바람을 따라 후회하지 않을 하루를 위해 배를 띄워야 겠다.